사라지고 있는 꿀벌과 우리의 미래
올해 봄 전국에서 약 6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졌다. 세계 인구수가 약 80억인 것을 볼 때 정말 어마어마한 수의 벌이 죽은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꿀벌 집단 폐사의 원인을 이상기후와 해충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며 꿀벌이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과연 꿀벌이 사라지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꿀벌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꿀을 못 먹게 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가 꿀벌을 포함한 곤충의 수분 활동에 의존한다. 영국의 경제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 역시 전 세계 식량의 3분의 1가량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꿀벌이 사라진다면 식량 전쟁이 일어나 지구가 황폐되고 인류는 기아에 허덕일 것이다. 그리고 동물들도 먹이가 없어 생태계가 파괴된다. 즉, 꿀벌의 죽음은 지구의 죽음과 연결된다. 어릴 때 본 <꿀벌 대소동>에서 꿀이 많아진 꿀벌들이 일을 쉬게 되자 꽃들이 급속도로 시드는 모습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다행히 꿀벌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마지막으로 남은 꽃축제에 출품된 꽃으로 수분 활동을 시작해 꽃들을 되살린다. 영화에서는 꿀벌들이 수분을 시작해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꿀벌들이 쉬는 것이 아닌 이상기후로 꿀벌들이 아예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는 그 끝이 반드시 나쁜 결말일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꿀벌들을 살릴 수 있는 희망이 남아있다. 세계 곳곳에 꿀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B-라인을 지정해 야생 당근과 미나리 식물을 포함해 야생화를 심었다. 또, 멕시코에서는 번식력이 강하고 꿀이 많은 해바라기를 가꿔 꿀벌들의 대체 식량을 마련했다. 그리고 유럽연합에서는 꿀벌을 죽음으로 모는 살충제 사용을 금지했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꿀벌 구조대’가 결성돼 꿀벌의 천적인 말벌을 제거하고 꿀벌을 구조해 도시양봉장으로 옮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앞서 말한 도시 양봉에 참여할 수 있다. 도시 양봉이란 빌딩 옥상에서 벌을 키우는 방식이다. 현재 사회적기업 ‘어반비즈서울’은 서울 노들섬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기업과 협업해 기업 사옥 옥상 등에 꿀벌을 키워 꿀을 수확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달콤한 나의 도시 양봉』 책을 추천한다. 도시 양봉을 취재하러 간 기자가 양봉의 세계에 입문해 2년간 벌과 함께 살아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음으로는 유기농 텃밭을 일구고 꿀벌의 식량이 되는 민들레, 진달래, 유채, 토끼풀 등의 밀원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나도 주택에서 살 때 작은 텃밭을 가꿨는데 벌들이 자주 방문했다. 도시화로 꿀벌들의 먹이가 줄었다. 꿀벌들이 긴 여행을 하지 않도록 먹이를 제공해야 한다. 사실 꿀벌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다. 이상기후는 꿀벌들의 발육을 저해하고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하게 만든다. 또한 해충과 전염병을 창궐하게 한다. 친환경적인 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1순위이다.
전공이 식품공학과이다 보니 꿀벌이 사라지면 식량이 위태롭다는 뉴스를 보고 꿀벌 이슈에 더욱 관심이 갔다. 배우고 있는 지식도 가공할 재료가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나도 꿀벌을 생각하며 불을 끄고 에어컨을 자제하는 등의 작은 일들을 실천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학교 옥상에서 양봉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많은 사람이 꿀벌 감소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부지런히 수분 활동을 하는 꿀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최선 수습기자 choisunny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