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복장규제에 관하여
성격, 패션, 헤어스타일까지 개성이 넘치는 요즘 시대에는 예전과 달리 자신을 나타내는 것에 대한 제약이 없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거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의상을 선택해 입을 수 있고, 그에 따른 매력도 가지각색이다. 그러나 이런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들의 복장을 규정하는 곳이 있다. 바로 ‘회사’다. 우선 복장규정이 있는 회사는 여러 종류가 있다. 식당이나 병원들은 위생적인 이유로, 공사장이나 공장에서는 안전을 위해 규제된다. 또 서비스업처럼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 기본적인 용모 단정이 있어야 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업종이 아닌 ‘복장이 업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업종의 직장에도 복장규제는 만연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회사 내의 복장규제는 당연한 거 아니야?” 혹은 “그래도 일하는 곳인데 깔끔해야지!”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회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복장규정을 살펴보면 과하다 싶은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예를 들면, 남자는 정장과 타이, 그리고 여자는 정장 재킷과 무릎이 보이지 않는 치마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트레이닝복은 당연히 금지. 심지어는 헤어스타일도 정해져 있고 반소매 셔츠를 금지하는 곳도 많다. 이렇게 과한 복장규제 탓에 직원들은 아침에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져 잠을 많이 못 자고, 불편한 복장을 일하는 내내 입고 있어야 한다. 또 여름에는 반팔을 입지 못하니 에어컨을 세게 틀고, 결국에는 담요를 덮게 되는 역설적인 일도 발생한다.
회사를 다니는 친구에게 처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그러면 그냥 아무렇게나 입고 가면 안 돼?”라고 물었었다. 복장규제는 법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안 지켜도 별일 없겠지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친구는 그렇게 하면 편하긴 해도 일하는 내내 눈치를 주고, 심지어는 잘못 걸린다면 진급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이토록 직원들의 복장에 대해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은 그 이유로 ‘예의’를 꼽는다. 복장을 잘 갖춰 입지 않는다면 주변 사람이 볼 때 불편함을 느끼고, 사내 기강이 해이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깔끔하고 단정한 복장은 일의 능률을 올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불편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옷에 대한 지출만 늘어날 뿐이다.
이처럼 회사 내의 과한 복장규정은 많은 단점을 안고 있다. 반대로 복장을 자율화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게 너무나도 많다. 우선 아침에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잠을 더 잘 수 있고, 사복을 입을 수 있어서 별도의 지출이 필요 없다. 또 일할 때 가장 편한 옷을 골라 입을 수 있고, 복장규정 때문에 얼굴 붉힐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장점이 있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쉽사리 복장 자율화가 이뤄질 수는 없다. 옛날부터 모두가 당연하게 느끼던 것을 한 번에 고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 아니라 ‘당연해진’ 것으로 생각한다. 편안한 복장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본다면 점점 바뀔 수 있다. 더는 본인의 능력과 경험에 신경을 써야 할 회사원들에게 예의 바른 복장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강건희 수습기자